오늘은 하노이를 구경하는 날이다. 보통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2일로 나눠서 일정을 짠다.
나도 그랬으나.... 무턱대고 막 걷다 보니 하노이 한 바퀴를 돌게 되었다.
일단 아침으로 평점이 좋은 반미집에서 에그 소시지 반미 하나를 사 먹었다. 다들 알고 먹겠지만... 진짜 장난 안 치고 기름이 요리 3-4개는 안 갈고 사용해서 뭔가가 둥둥 떠있고 탄 껍질 들어있는 걸로 프라이 해주는데 겁나 맛있다. 기름이 숙성돼서 그런 듯하다. 비꼬는 건 아니고 진짜 맛있다.
내 원래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 성요셉 성당 ->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 Vietnam Revolutionary Museum -> 카페 지앙(에그 커피) -> 똥쑤언 시장 -> 분짜 -> 기찻길 거리
근데 생각보다 성당과 오페라 하우스에서 볼 게 없었고....박물관은 하필 월요일이 휴무였다 ㅠㅠ
에그 커피 먹으러 갔을 때가 10시....에그 커피로 유명한 카페지앙으로 갔다. 사람 진짜 많다.
어디 가지 고민하다가 똥쑤언 시장을 보고 쩐꾸옥 사원을 가보기로 했다.
똥쑤언 시장은 우리나라 동대문 같은 느낌이었다. 여기서 뭐 좀 살까 하다가 흥정을 못할 것 같아서 지나쳤다. 원래 잘하는데...
쩐꾸옥 사원 가는 길에 큰 호수가 하나 있다.
호수 가운데에 작은 사원 같은 게 있어서 "에이 설마... 저렇게 작은 게 쩐꾸옥 사원이야?" 했는데 그냥 작은 사원인가 집이었다.
쩐꾸옥 사원은 강과 연결된 큰 호 옆에 있다. 하필 또... 사원이 문을 닫았다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방황하던 나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크게 둘러보자 하고 호찌민 묘소 쪽으로 갔다. 호찌민 묘소는 사진을 찍으면 안 되고 곳곳에 공안들이 지키고 있다. 들어가는 것도 뭔가 검사를 받고 들어가야 한다.
베트남 스테이크도 한 번 먹어보고 싶어서 근처에 있던 Grill6라는 식당을 찾아서 갔다. 립아이 스테이크, 매쉬드 포테이토와 하우스 와인 한 잔을 시켰다. 추가로, 소스도 추가했다. 직원분이 나한테 살랏/살라드 필요하냐고 물어봐서.... 처음에 못 알아들었다. 한참 둘이 소통하다가 아...!! 샐러드라는 걸 깨닫고 둘이 겁나 웃었다ㅋㅋㅋㅋ
다 진짜 맛있다. 웃긴 게 빵을 스테이크랑 같이 주심.... 빵을 추가로 시킨 소스에 찍어 먹었는데 소스가 진짜 만능이다.
밥 먹고 또 이곳저곳 걸어 다니다가 탕롱황성도 가보고 하노이 깃발탑도 보고 레닌공원도 지나왔다.
레닌 공원은 한국의 탑골공원 같은 느낌이었다.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소소하게 돈 걸고 마작?! 을 하셨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멀리서 막 뭐라 하는 것 같아서 못 찍었다. 혹시 신고할 줄 알았나...?!
기찻길 거리를 가기 전에 시간도 남고 핸드폰 배터리도 충전할 겸 Book Cafe 같은 곳을 갔다.
엄청 안쪽에 있어서 못 찾을 뻔했다;; 커피도 괜찮고 우리나라 카페 같다.
기찻길 카페를 가기 전에 가방을 수선하려고 했다.
워낙 싼걸 사서 그런가... 가방 끝 부분이 몸체랑 뜯어져서 떨어져 나가기 직전이었다.
굳이 가방을 또 사고 싶지는 않아서 가방 수선할 곳을 찾아봤다.
당연히 나올 리가 없지....
처음에는 무작정 돌아다니다가 양복 수선집이 있길래 가방 수선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여기서는 다른 곳을 가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말한 곳으로 갔더니 박음질 기계가 있는 가방 파는 곳이 있어서 들어갔더니 할머니가 계셨다.
할머니가 반대편 가게로 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렇게 찾은 수선집....ㅠㅠ 사장님이 부탁드린 곳 말고도 해진 곳들을 전반적으로 수선해 주셨다.
수선비로 50000동이 나왔는데 비싼 건 아닌 것 같다.
친절하게 알려주신 할머니께 감사 의미로 과일을 사서 찾아갔는데, 이런 거 안 사 와도 된다고 이가 안 좋아서 단 거 못 먹는다고 가져가서 먹으라고 하셨다.
사장님과 나는 어느 말도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에 또 하노이에 간다면 방문 1순위인 곳이다.
혹시나... 기찻길거리에 가는 분이 내 글을 본다면 여기 가게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다시 한번 전해주시면 감사하겠다 :)
# 하노이 기찻길거리 카페 경험 및 꿀팁
다음은 오늘의 메인 중에 하나인 기찻길 거리를 갔다.
실제로 운행하는 기차인데 사람들이 통제 없이 다니다가 사고가 많이 나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입구를 공안이 지키고 있다.
처음에는 이쪽으로 아예 못 들어가는 줄 알았다. "바깥쪽에서 누가 다른 입구로 몰래 들여보내줬다"라는 글들이 있어서 바깥으로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ㅠㅠ
근데 이럴 필요 없다... 사람들 많은 기찻길 앞에 서성거리면 몇몇 현지분들이 와서 카페 가고 싶냐고 물어본다.
맞다고 하면 동행해서 기찻길을 통과시켜 준다. 이분들은 기찻길 내에서 거주하거나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사진 찍기 좋은 카페를 미리 찜해놨는데 나를 픽하신 분은 다른 가게 사장님이라 사장님네 가게로 갔다 ㅠㅠ
처음에는 나를 데려온 사장님네 가게 말고는 못 가는 줄 알았는데, 안에서 좀 지켜보니 가고 싶은 곳 가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어떤 분은 들어오자마자 다른 곳 간다고 해서 사장님이랑 얘기 좀 하다가 그냥 보내주셨다.
일단 기찻길 안으로 들어오면 나처럼 눈치 보지 말고 소신 있게 가시길...
기찻길은 입구뿐만이 아니라 안에도 공안이 순찰을 돈다. 기차가 들어오지 않아도 철도 쪽으로 나가는 건 엄청 뭐라고 한다. 운 나쁘면 시도 때도 없이 뭐라고 하니 눈치 보고 사진 찍어야 한다.
사장님네 가게에 8-9살 정도 되는 따님이 주문도 받고 서빙도 해주길래 귀여워서 그냥 여기 한참 앉아 있었다.
기차는 20:30분은 되어야 들어온다는 말에 노을 지는 것까지만 보고 나왔다. 굳이 기차 들어오는 거 1번 보려고 2시간 더 앉아 있기는 좀....
기차 들어오는 시간이 인터넷에 검색하는 거랑 좀 다른 것 같은데 식당 사장님께 여쭤보는 게 최고...!!
(다시 여행 글로....)
나와서 저녁으로 분짜를 먹으러 갔다. 분짜는 2개 식당을 찾아놨는데 하나가 문을 닫아서 분짜닥킴으로 갔다. 앞으로 지나갈 때, 넘버원 분짜! 이러시길래 바로 들어갔다. 1인분에 70000동인데 양 진짜 오지게 많다. 맛도 달달하니 맛있다. 단거 때문에 호불호 많이 갈릴 것 같다.
분짜 먹고 뭐 하지 고민하다가 재즈바를 가기로 정했다. 재즈바도 여러 곳이 있었는데 호수 근처에 있는 를 갔다.
공연이 9시부터라서 좀 방황하다가 시간 맞춰서 들어갔다. 재즈 공연은 너무 좋았다.
싱어가 없어서 아쉽긴 했는데 드럼이랑 하시는 분 연주가 진짜 좋았다. 피아노도 잘 치시는데 뭔가 조화가 잘 안 맞았다.
내가 바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었는데, 직원들이 놀아주려고 휴지로 하트 만들어서 앞에 꽂아줬다 ㅋㅋㅋㅋ
나도 몰래 휴지 하나 빼서 하트를 만들어 놓고 계산할 때 내 마음이라고 하며 같이 주고 후다닥 나왔다.
중간에 너무 내 스타일인 노래도 있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못 찾아서 용기 내어 직원한테 물어봐서 제목도 알아내고 공연도 마음에 들고 직원들이랑도 교감...?! 을 한 것 같아 재밌었다.
하노이에 와서 맥주거리만 돌아다니지 말고 재즈바도 가보는 걸 추천한다!!
오늘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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